여행

제주 홀로여행 1일차 - 방황

Doonee 2018. 6. 1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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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무계획 여행


계획없이 갑자기 제주에 내려오다 보니 이것저것 부족한 점들이 많다.


1. 너무 오랜만에 렌트카를 렌트하다 보니 절차나 숙지할 사항들에 대해 멍하다. 한마디로 감 떨어졌다.

2. 몇년전에 차를 처분한 이후로 운전을 해본적이 없어서 차 운전에 대한 감도 떨어졌다. 렌트카 렌트하고 1~2시간 살짝 당황...

3. 제주도를 어려번 왔지만 항상 계획 충만해서 일정에 대한 압박이 없었는데, 무계획으로 혼자만의 휴식을 위해 왔더니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겠다. 휴식을 위해 왔는데 뭔가 일을 하러 온 듯한 착각마저 든다. 사전에 계획좀 짜고 올걸...

4. 공항이용도 몇년만인듯..

5. DSLR 사용법도 까먹은듯...


하지만 사람은 학습의동물 아닌가!


1. 렌트카 렌트하는 절차나 숙지할 사항들은 고민할 문제가 아니었다. 안내받고 안내대로 실행하면 끝~ 이 자신감 유효기간은 5년쯤?

2. 운전감 떨어진건 첫날에 극복했다. 오랜 운전경력(으쓱^^)으로 인한 내공이 몸에 남아 있었나보다. 한두시간 운전하니 몸이 기억한다.

3. 솔직히 첫날은 적잖이 방황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뭘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하지만 이것도 하루 방황으로 끝. 둘째날이 오기전에 다음날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첫째날 방황을 되풀이 하기 싫어서였다.

4. 공항은 음... 한마디로 시간만 잘 지키면 된다. 넉넉하게 미리미리 준비.. 한가지 헤깔리는건 수하물을 맡길지 직접 가지고 탈지를 정하는거. 수하물 맡길때 크게 두가지만 유의하면 된다. 무게가 특정 kg 넘어가면 추가비용이 붙는다는것과 카메라, 삼각대, 액체화장품 같은 무기의 소지가 있는 것들은 맡길 수 없다. 직접 가지고 검사를 받고 탑승할 수 있다. 검사받는 시간은 사람 많으면 은근 오래 걸리니 넉넉하게 미리 대기할것! 그리고 티켓 발권은 줄서서 기다리는 것보다 셀프발권기 이용하면 시간이 절약되고 자리도 자기 맘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울-제주 올때 내가 건강해 보였나보다. 비상탈출구 창가쪽으로 자리를 배정받았다. 덕분에 건장한 남성 두분이랑 짝꿍이 되었다.ㅜㅠ

5. 몇번 실수하다 보니 DSLR 뿐만 아니라 셀카봉 + 스마트폰 과의 연계 사용법도 금방 익숙해졌다.


공항도착 후 렌트카 인계



제주공항 도착해서 예약한 렌트카가 20분 단위로 픽업 온다길래 하염없이 기다렸건만, 12시20분 조금 안되서 전화해보니 곧 도착할거라고 하고, 1235분에 전화해보니 또 퉁명스럽게 곧 도착할거라고 한다. 기사 아저씨한테 물어보라는데 기사 아저씨가 보여야 말이지..ㅡ,.ㅡ 12시 조금 넘어서 부터 12시40분까지 거의 40분을 기다렸다. 


용두암



우여곡절 끝에 렌트카 렌트하니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무작정 예전에 갔었던 가까운 곳으로 갔다. 사람은 당황하면 예전기억을 활용하는 본능이 있는 것 같다. 설령 그것이 즐거운 기억이 아닐지래도... 지푸라기 라도 잡고싶은 심정으로?


용두암은 제주공항이랑 가까이 있는 곳이라 제주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보통 가장먼저 혹은 가장 나중에 오는 장소중 한곳인것 같다. 사실 볼만한건.. 저위의 용처럼 생긴 큰바위 하나 그리고 바다...


헬로어겐 게스트하우스


특별히 가고싶은 곳이나 목적지가 없고 예약한 게스트하우스 거리도 있고 해서 바로 숙소로 향했다.  


혈기왕성한 친구들 밤새서 노는, 시끄럽고 불편해서 잠 자기도 힘든 게스트하우스(이하 게하)에서 묵었다고 하면 좀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겠는데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 잠만 잘자면 (펜션이나 기타 숙소에 비해)장점들도 많지 않은가? 그래서 3박동안 모두 각각 다른 1인실로 예약했다. 물론 실험정신 투철한 나의 호기심 발동도 한몫했다.


원래는 바베큐 파티가 있는 곳으로 정할려고 했는데 왠지 혼자 여행가서 커플로 혹은 팀짜서 온 친구들 보면 괜히 외로워질것 같다는 소심한 마음에 나처럼 혼자온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조용한 곳들로 방향을 바꾸었다. 비슷한 사람들끼리 친해지고 의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데 문제는 조용한 곳들만 다니니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라는 것~ㅜㅠ 여행을 다녀온 지금에사 하는 아쉬움인데.. 바베큐 파티가 있고 1인실도 있는 곳으로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뒤늦은 후회가 남았다. 그런데 그런 곳이 있나?...



예약한 곳의 방 안은 딱 첫인상은 평범하면서 깔끔한 원룸이었다. 엽서 두장은 선물이라는데 은근 감성도 한몫한다.



주인 부부의 환대에 방안에 홀로 남겨지니 뭔가 마음이 약해지고 공허했다. 저 넓은 침대에서 나는 혼자 뭐하고 있는걸까? 왜 이렇게 사는걸까? 이런 자괴감마저 느껴졌다. 너무 조용한 곳으로 왔나? 싶기도 하고... 물론 아주 조용한 게하를 찾는 사람에겐 추천~


첫날의 솔직한 느낌은 이랬다.


혼자서 계획없이 여행 오니 재미없고

렌트카 렌트 하는것도 서툴

차도 오랜만에 운전해서 버벅

어디로 가야할지 방황되고

어디서 뭘 먹어야할지

가는곳마다 주차땜에 난감

힘겹에 동네주민이 추천한 

돼지 두루치기 맛집 가니

1인분은 안된다네

1인분은 순대국만 된다네

먹어보니 참~~ 맛없네

제주음식은 웰빙음식?

나랑 궁합이 안 맞는다는..

옛여친이랑 제주서 여행했던 기억이 모락모락..

밥이라도 맛있었으면 덜할텐데...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다는걸 세삼 실감

이럴거면 돈써가며 시간 써가며 왜왔지? 


하지만


마지막날 느낌


왜왔지? 싶으면서도

익숙해지고 요령생기니

슬슬 할만하단 생각이...

사람은 참 약은 존재..

많이 익숙해지니

집에 가야하네

그렇다고

더 있고싶단 생각도 그닥...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오고싶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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